응암동 다세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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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소한 도심 대지 위에 들어서는 다세대주택은 공간 구성에 있어 여러 제약을 안고 시작한다. 특히 공용공간의 계획은 거주자 간의 관계, 동선, 프라이버시를 아우르며 전체 건축 경험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제다.
응암동 다세대주택은 이와 같은 조건 속에서 외부 공용공간의 연속성과 활용성을 주제로 설계를 출발했다. 형태적으로 매스 사이를 비워 만든 외부 공용 공간과 테라스는 계단, 복도, 마당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거주자들이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중간 공간이 된다. 이 공용부는 단순한 연결 통로를 넘어서, 입주자 간의 관계를 완충하는 완급 조절 장치로 작동한다.
개구부와 창호는 주거지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배치되었으며, 외부 시선과 거리감을 조율하면서도 내부에는 충분한 채광과 환기를 도입한다. 벽체, 구조체, 계단 모두를 최소화된 요소로 구성하여 작지만 유연한 주거 유닛을 구현했다.
건물의 진입은 도로에 면한 외부 직선계단을 통해 이루어지며, 내부 공용부는 간결하고 명확한 흐름으로 계획되었다. 이는 1층에 상업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주거부로의 접근을 분리하여 안정된 동선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차량은 외곽에서 진입하고, 보행자는 별도의 흐름으로 접근하여 주차와 보행의 분리 또한 구현하였다.
상층부에는 3층과 4층을 잇는 복층 유닛을 계획하여, 개별 테라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도시의 밀도 속에서도 입주자가 외부를 향해 열릴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며, 일상 속 작은 외부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동한다.
응암동 다세대주택은 밀도 높은 주거지 안에서 작지만 유의미한 연결과 분리, 개방과 보호의 균형을 건축적으로 구현하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