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천 수변 감성 도시 조성 사업 공모 [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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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천 수변감성도시 조성사업 공모 계획안
본 계획은 서울시 불광천 수변감성도시 조성사업 공모에 참여하여 입상하였습니다.
수변은 단순한 경계가 아닌, 도시민에게 감각적이고 다층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장소다. 그러나 지금의 도시 수변 공간은 그 가능성을 충분히 펼치지 못한 채, 연결을 가장한 단절, 개방되었지만 폐쇄적인 형식 속에 머물러 있다. 무분별하게 설치된 펜스와 난간은 물리적 접근을 제한할 뿐 아니라, 시각 외의 다양한 감각과 경험의 흐름을 차단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애매한 연결과 어중간한 개방이 오히려 도시 경험을 방해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불분명한 연결은 명확한 차단보다 못하고, 불완전한 개방은 차라리 아늑한 폐쇄 공간보다 덜 설득력 있다. 이에 따라, 보행과 차량, 휴식과 이동, 자연과 도시라는 요소 간에 선명한 구획과 명료한 연결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럴 때 비로소 감각적 안정성과 경험의 선명성이 회복될 수 있다.
도시의 수변은 욕심은 많지만 여유롭지 못한 공간이다. 불광천을 따라 난 도로 주변에는 펜스, 방음벽, 가로수, 자전거 보관대, 공연장, 화장실, 도서관 등 수많은 도시 요소가 산만하게 배치되어 있다. 이는 전체 흐름을 해치는 원인이며, 공간과 시설이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도시 경험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프로젝트는 "많은 것들"을 추구하기보다는, 명확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도시적 밀도를 정돈하고, 시설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택했다.
공간의 재해석은 단순히 프로그램을 채워 넣는 것이 아니다. 장소가 갖는 성격과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다시 바라보고, 기존의 단절된 흐름을 재구성하는 일이다. 단순히 지나치는 공간이었던 일방통행 도로, 그 곁에 놓인 공연장과 도서관, 화장실은 모두 고립된 채 자기 역할만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들을 단일 기능의 객체로 보지 않고, 도시의 수평적 흐름 속에서 새로운 연결과 상호작용의 거점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수변 공간의 본질에 집중하여, 단절 대신 진정한 연결을, 무분별한 개방 대신 감각적 통합을 추구한다. 이를 통해 도시 속 수변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지역 사회와의 유기적인 관계망 속에서 새로운 도시적 풍경을 만들어가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다.